일단 환자분을 진찰하지 않았고 X-ray가 없는 상태라 환자분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서 저의 답변을 읽어 주십시요.
환자분의 경우는 근위지관절(PIP)에서 수장판(volar plate)에 의한 건열성(avulsion) 골절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단순한 골절이 아니고 보통은 관절에 심한 외력이 가해져서 발생하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탈구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손상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원칙은 손가락 관절의 움직임을 보존하는 것과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서로 상충되는 목표일 수 있습니다. 손상된 관절에서 움직임을 보존하려면 필연적으로 조기에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관절의 안정성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만약 의학적으로 이 둘을 모두에 얻을 수 없다면 우선 목표는 관절의 움직임을 보존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손을 전공으로 하는 의사이므로 환자분과 같은 손상을 많이 봅니다. 어떤 경우는 수술을 하고 어떤 경우는 수술을 하지 않느냐는 매우 섬세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뼈조각이 매우 크다면 수술을 해야됩니다. 관절이 매우 불안정성해서 뼈의 상대적 위치가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수술을 합니다. 그렇지만 수술을 해야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입니다. 수술을 하지 않을 정도라면 부목도 하지 않습니다. 보통 코반(환자분 사진을 보니 살에 코반 자국이 있는 것 같습니다.)으로 손가락을 감고 옆손가락과 함께 묶는 buddy taping 치료를 합니다. 코반을 감는 것은 부기를 빨리 가라앉히기 위함이고 옆손가락을 같이 묶는 것은 손가락을 움직이면서도 안정성을 주기 위함입니다. 이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가끔 타병원에서 골절 자체에 너무 신경을 써서 부목을 하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목이 1주일정도는 괜찮지만 오래되면 관절운동을 회복하는 데는 매우 긴 시간이 걸리고 어떤 경우는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분이 부목을 해야되지 않는가에 대해 질문하신 내용의 답변입니다.) 4번째 손가락의 힘줄들은 3번째와 5번째 힘줄과도 연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상 손에서 네번째는 구부리고 3번째는 펴는 동작이 어려운 이유도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3,5번 손가락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깁스를 3,4,5를 한꺼번에 한경우도 이런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안펴지는 이유는 두가지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수술전부터 안펴졌는지와 수술후에 안펴졌는지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최초 손상에서 펴는 힘줄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첫번째고 두번째는 수장판 손상당시의 상처가 아물면서 쭈그러들었을 가능성입니다.
결론을 말하면 현재는 수술보다는 관절 운동을 회복하는 물리치료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안구부러지는 것도 문제지만 안펴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보통은 이런 경우 펴는 것을 도와주면서도 구부리는 것을 허용하는 스프링 보조기(그림 참고)를 착용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도록 합니다.
운동을 하게되면 필연적으로 붇기때문에 코반을 계속 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단순한 파라핀 욕과 같은 열 치료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열 치료는 본 운동을 위한 준비단계입니다. 열을 가하면 인대등 조직이 유연해져서 운동시에 통증도 줄어들고 운동범위를 늘리기 쉽기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즉, 열치료만으로는 운동범위를 늘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파라핀 욕을 해서 손가락을 따뜻하게 한 뒤에 손가락을 구부리는 운동을 합니다. 반드시 주먹을 쥐듯이 모든 관절이 동시에 90도 이상 구부러지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근위지관절만 구부리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기힘으로 안되는 것은 반대편 손으로 도와서 꺽어주어야 됩니다. 힘의 강도는 1분정도를 참을 수 있을 정도가 좋습니다. 너무 강해도 안되고 너무 약해도 안됩니다. 반드시 지긋이 힘을 준 상태를 1분이상 유지하셔야 됩니다. 까닥거리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펴는 운동은 보조기가 여의치 않다면 손바닥을 바닥으로 향한 상태에서 엉덩이에 깔고 앉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스프링 보조기는 1시간이상 차기가 힘듭니다(손등부위가 눌려서 아프므로) 밤에는 알루미늄 부목이 필요합니다.
말로는 설명하기가 매우 어려운 치료입니다. 상태는 급한 것은 확실합니다만 수술보다는 재활치료가 중요한 상태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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