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소성 이긴장증(focal dystonia) :
- 입스 증후군(Yips syndrome)
- 스티브 블래스 질병(Steve Blass Disease)
- 스티브 색스 증후군(Steve Sax Syndrome)
등으로 불리고 있다.
국소성 이긴장증이란,
신경과적 질환으로 분류되는 인체의 한 부분에 국한된
불수의적이고 지속적인 근육의 수축으로
신체의 뒤틀림과 반복적인 운동 그리고 비정상적인 자세를
보이는 근육의 운동 장애를 말한다.
경부 이긴장증, 눈꺼풀 경련, 얼굴 이긴장증, 사지 이긴장증,
직업성 이긴장증 등이 있다.
본 강의에서는 주로 상지(팔)와 관련된
직업성 이긴장증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한다.
직업성이거나 지속적인 작업과 관련된 이긴장증은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특정한 활동에 의해서만(task-specific) 유발되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증상이 나타나도통증은 없다.
이러한 직업성 이긴장증은 취미나 아마추어 수준보다는
직업적, 즉 프로페셔널 연주가나 운동선수에게 발생하며
프로에서도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
작가(writer), 속기사(typist 또는 wordprocessor),
음악가(musician), 골퍼(golfer), 야구 투수, 화가,
자수와 같은 바느질 하는 사람 등에서 발병하며
외과의사(surgeon)에게도 보고된 바 있다.
평균 발병 나이는 30대 후반 정도(30-50세)이며
남자가 더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소성 이긴장증이 운동선수에게 발생하는 경우
입스 증후군(Yips syndrome)이라고 별도의 진단명으로
부르기도 하며,
특히 야구에서는 본 질환으로 투병한
대표적인 메이저리그 선수의 이름을 따서
투수에서는 스티브 블래스 질병(Steve Blass Disease),
일반 야수에는 스티브 색스 증후군(Steve Sax Syndrome)
라고 부른다.
작가, 속기사의 손 경련(hand cramp) 또는 이긴장증은
글을 쓰거나 자판을 두드리는 상황에서만 손에 경련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완부도 생길 수 있다.
mogigraphia, scrivener's palsy(대서인 마비)라고도 부른다.
전형적인 경우는 펜을 쥐기 힘들고 손목이 과도하게 굴곡 되며
글씨를 쓰려고 하면 손가락이 오히려 펴지며
전완부는 회내전, 상완부는 외전 상태가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전증과 같이 진전(tremor)을 보이기도 한다.
드물지만 한쪽 손에서 시작하여 반대쪽 손에도 증상이 생기기도 하며,
손등부위를 가볍게 문지르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geste antagoniste(프랑스어: 이긴장증에서 특정 자세를 취하거나
일정 부위를 자극하면 이긴장증이 호전되는 것을 통칭하는 용어)”]
심한 경우 글을 쓰는 동작이 아닌 숟가락질 등
일상 생활에서도 특정 동작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스트레스, 불안, 수면 부족, 지속적 사용, 추위가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본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환자의 작업을 방해하고
그 자체가 환자에게 스트레스와 불안을 초래하여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 악기 연주자
음악가에서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기타 등의 연주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에 비정상적으로 힘이 들어가
매끄럽게 움직이지 않거나,
반대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 손가락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등,
정상적으로 연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질 등 일상생활에서의
손 사용에서는 전혀 이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이올리니스트는 주로 왼손의 넷째, 다섯째 손가락에 많이 발생하고,
피아니스트/기타리스트는 경우 오른손의 넷째 손가락에 발생한다.
피아니스트가 오른손에 많은 이유는 대부분 연주곡이
오른손으로 빠르고 어려운 테크닉을 구사하기 때문이고,
생리학적으로 첫째, 둘째, 셋째 손가락은 집기 동작 등 보다
복잡하고 세밀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반면
넷째, 다섯째 손가락은 주로 물건을 꽉 쥐는 보조역할을
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복잡한 동작을 계속했을 때
주로 넷째 손가락에 이상이 온다는 주장도 있다.
트럼펫, 색소폰 등 입으로 부는 관악기 연주자는
연주 중 입술과 턱, 혀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특정 소리를 내려고 했을 때만 일어나거나,
자신이 평소 연주하는 악기를 연주할 때에만 일어난다.
그러나 역시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할 때에는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장기하가 드럼과 기타 연주과정에서
왼손에 이환되어서 현재는 싱어송 라이터로만 활동하고 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였던 레온 플라이셔(Leon Fleisher)는
1960년대에 오른손에 이 질환이 발병되어
왼손으로만 연주활동을 하여 왼손의 거장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2000년대에 다시 오른손을 쓸 수 있게 되어
양손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Christian Münzner라는 metal band의 기타리스트는
2009년에 오른손에 이 질환이 이환되었으나,
본인이 고안한 재활훈련을 통해 2013년 연주활동을
다시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 연주가들이 질환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하고 있다.
✅ 운동선수
운동선수에게 나타나는 국소성 이긴장증을
특별히 Yips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정확한 진단명의 유래는 알 수 없으나
강아지가 낑낑거리며 울어대는 것이 영어로 “Yip”인데
골퍼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알려져 있다.
1927 U.S. Open, 1930 PGA Championship에서 우승한
스코틀랜드 출신 미국 프로 골프 선수 Tommy Armour에 의해
대중에 알려지게 되었다.
골프 이외에도 하나의 정밀하고 타이밍이 중요한
동작(single precise and well-timed action)이
필요한 운동에서는 발생할 수 있다.
알려진 Yips 증후군 환자들을 모두 국소성 이긴장증 환자로
볼 수 없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Yips 증후군의 한 원인으로 국소성 이긴장증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음악가나 작가 등에서 발병한 국소성 이긴장증 환자들과 달리
정신적 원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Yips 증후군을 극복한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골프에서는 주로 퍼팅 과정에서 발생하나
드라이버 입스, 어프로치 입스 등도 있다.
능숙한 골퍼의 1/4에서 1/2의 환자가
입스를 경험한다는 통계도 있다.
타이거 우즈가 2014년-15년, 퍼팅 입스와 드라이버 입스 증상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야구에서는 주로 던지는 동작에 문제가 생긴다.
던지는 데는 문제가 있어도
타격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투수의 경우가 더 심각하다.
투수가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제구를
할 수 없게 되는 증상을 보이는데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러츠 소속의
우완 투수였던 의 이름을 붙여서 부른다.
(Steve Blass Disease)
▶야구선수, 스티브 블래스
그는 1968년 18승을 올린 이후 1972년 19승까지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8년 통산 100승)를 기록한 투수였다.
1972년 시즌 동안 249.2이닝을 투구하여 19승 8패,
2.49의 방어율, 84개의 사사구, 4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던 선수였다.
부상 등의 신체적인 결함이나 볼 스피드 변화 없이
1973년 시즌에는 88.2이닝만을 투구하며 3승 9패,
84개의 사사구와 12개의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였고
방어율은 9.85를 기록하였다.
그러다가 이듬해인 1974년에는 한 경기에 등판, 5이닝 동안
7개 볼넷을 내주며 8실점한 뒤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내고
그 해 32세에 은퇴하고 말았다.
당시 블래스는 수차례 정밀 검사를 하였고
심리 치료까지 받았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하였다.
선수마다 약간씩 다른 특징이 있는데
어떤 선수는 아예 제구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반면
어떤 선수는 특정 구질(주로 직구)만 제구가 되지 않기도 한다.
주로 투수들이 이러한 증상을 보이나
꼭 투수만 걸리는 증세는 아니다.
투수를 제외한 야수들이 공을 던지는데 이상을 보인 경우는
색스 신드롬 (Sax Syndrome)이라고 한다.
1980년대에 다저스팀 2루수로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던 스티브 색스 (Steve Sax)가
1983년 시즌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1루로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면서
이 시즌에만 송구 에러를 30개나 저질렀다.
(이 시즌동안 1루 뒤에 있던 관중들은 헬멧을 쓰고
앉았다는 일화도 있다.)
다행히 이 증상은 어느날 갑자기 회복되어
다시 2루수로 활약하다 1994년 은퇴하였다.
▶그 외 사례
뉴욕 양키스의 2루수인 척 노블락(Chuck Knoblauch)은
4차례의 올스타 선발과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한 바 있는 선수였다.
1999년 시즌에 평범한 1루 송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26개의 실책을 범했고
2000년 시즌부터는 1루 송구조차 할 수 없게 되어
지명 타자로서 경기에 투입되었고,
원래의 수비 위치인 2루수로는 결국 2002년 33세로
은퇴 시까지 복귀하지 못하였다.
뉴욕 메츠의 맥키 쌔서(Mackey Sasser)는
포수로 아무런 이유 없이 (1990년 홈플레이트에서
주자와의 심한 충돌 이후라고도 알려짐)
공을 받은 뒤 투수에게 공을 돌려주는 동작에서만
이상을 보이게 되었다.
공을 받은 후 투수에게 곧바로 공을 되돌려 주지 못하고
머뭇거렸으며, 포수 미트에 공을 톡톡거리는 동작을
몇 차례나 반복하고 나서야 투수에게 공을 던져서 돌려줄 수 있었다.
그러나 2루로 도루하는 상대 주자를 잡기 위한
2루 송구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러한 포수의 치명적 약점을 이용한 상대팀은
2루에 쉽게 진출하게 되면서
이 선수는 주전으로 뛸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의 사례
한국에서는 2015년 1월 두산의 홍성흔 선수가
이 증후군 때문에 더 이상 포수를 할 수 없다고
인터뷰한 적 있다.
기아의 최형우 선수는 데뷔 초 삼성 시절 포수로 입단했고
포수로 어깨는 강한 편이었는데, 연습 때는 잘하다가도
실전 경기에서는 야수의 키를 넘기는 송구를
종종 했다고 한다.
결국 방출 당했다가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 후
현재는 100억 사나이로 불리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 김주찬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시절
유격수나 3루수를 할 예정이었으나,
송구가 자꾸 관중석으로 날아가
그 뒤로 좌익수나 1루수를 주로 수비를 하고 있다.
롯데의 투수였던 염종석 선수는 포수에게 던지는
스트라이크는 잘 던지는데 투수 앞 평범한 땅볼이나
번트 수비시 1루 송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잘 아는 상대 팀에선 기습 번트로 괴롭혔다.
(고교시절 1루에 송구를 잘못해
호된 꾸지람을 들었던 기억이 원인이라고 알려짐.)
축구에선 페널티킥을, 농구에서는 자유투를,
테니스에서는 서브를 유난히 실패하는 선수들도
일종의 입스 증후군이라고 주장되기도 한다.
✅ 일차성 이긴장증 원인
원인은 불분명하다.
유전적 요인,환경 변화, 심리적 스트레스도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음악가들은 연주회, 연습시간 증가, 연주법 변화,
새로운 악기 연주도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으며
약 10%에서 가족력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왼손에 국소성 이긴장증이 생겨서
연주를 할 수 없게 된 바이올리니스트가
자세를 바꾸어 오른손으로 운지를 집고
왼손으로 활을 쓰는 것으로 바꾸었더니
오른손에도 국소성 이긴장증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단순히 국소의 근육, 신경 문제라기보다
뇌-신경-근육의 복합적인 문제로 여겨지며,
그 부분에 운동에 대한 신호 전달을 내리는 뇌에서
세포 퇴화의 결핍 그리고 도파민과
콜린성 신경전달의 문제가 관여된다는 주장도 있다.
뇌에서 특정 부위의 근육을 조절하도록
mapping된 sensorimotor cortex의 이상으로
어떤 근육이 수축할 때 다른 근육을 이완되어야 하는
조절 기능의 상실되어서 발생한다는 영장류 동물 실험과
MRI 검사 결과를 보고한 문헌도 있다.
현재로서는 basal ganglia 또는 sensorimotor cortex의
이상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긴장증의 진단은 이 질환에 특유한 진단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임상적 양상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원인 불명의 이긴장증 환자들은
레보도파 검사(Levodopa trial)가 실시될 수 있다.
특정 원인이 있는 이차성 이긴장증의 원인으로는
국소적인 외상, 감염, 약물 부작용
[항도파민“antidopaminergic” 약물: 예를 들면
metoclopramide/ 진토제인 prochlorphenazine/
항정신병 치료제(neuroleptics), 일산화탄소 중독,
파킨슨씨 병, 중풍(stroke)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일차성 국소성 이긴장증 진단 시
이들 원인들을 배제하는 검사를 해야만 한다.
이긴장증의 치료는 대증 요법이며 완치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어떤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는 치료라도
다른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 휴식: 일정기간을 증상을 유발하는 동작
(글쓰기, 악기연주 등)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방법.
초기에는 어느 정도 시도해 볼 수도 있겠지만,
직업인만큼 쉽지 않다.
2️⃣손가락의 운동기능에 대한 재교육:
손과 손가락의 운동기능을 이해하고 자세와 운동기능에 대한
재교육을 하면서 스트레칭, 이완운동과 근육의 재교육을
잘 계획하여 꾸준히 연습.
글 쓰는 자세나 연주 테크닉을 바꾸어 보는 것도 있다.
3️⃣ 보조기 사용: 장갑, 보조기를 이용하여 문제가 있는 손가락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구부러지는 손을 고정시키는 방법.
4️⃣ 보툴리눔독소(Botulinum toxin) 주사법:
문제를 일으키는 손가락의 근육에 보툴리눔독소를 주사하여
특정 근육을 약화시킨 후 새로운 감각-운동프로그램의
정립을 유도한다.
정확한 부위에 적당량을 주사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보통은 약효는 3개월 정도 지속된다.
5️⃣약물 치료: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하지만,
약물들이 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로,
전신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carbidopa나 levodopa 등의 도파민 길항제,
trihexyphenidyl (Artane)이나 benztropine (Cogentin) 같은
항콜린제, 항히스타민제, Baclofen 같은 근육이완제,
Clonazepam 항경련제 등이 시도되고 있다.
6️⃣바이오피드백을 이용한 신경근육 재교육
(neuromuscular re-education):
알렉산더 테크닉(Alexander technique)과
펠덴크라이스 메소드(Feldenkrais method)등이 알려져 있다.
7️⃣ 신경외과적 뇌 자극 시술
(neurosurgical intervention:deep brain stimu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