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필요여부는 피가 나는 상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환자분이 다칠때 피가나는 상처가 없었다면 수술을 급하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면, 조금이라도 피가 나는 상처가 있었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사진으로 봐서는 없어보입니다만, 사진이 너무 작아서 알수가 없네요)
그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곳 게시판을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신경은 매우 질긴 조직인 대신 예민한 조직입니다. 이를 해석하면 날카로운 칼등에는 잘 끊어지지만 눌리거나 잡아당겨지는 것에는 끊어지지 않는 성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에 예민하기때문에 끊어지지 않고 단순히 눌리거나 잡아당겨지는 것 만으로도 신경이 기능을 상실하는 즉, 마비가 오는 것입니다. 디스크가 아주 심할때는 통증이 아니라 다리의 감각도 떨어지고 다리 힘도 없어집니다. 디스크로 신경이 끊어지지 않지만 마비가 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경우는 일단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되지만 수술이 신경을 직접적으로 이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토요일밤의 마비라고 해서 술먹고 팔을 베거나 제끼고 자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마비되서 손가락과 손목이 처지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개월에 거쳐서 별다른 치료없이도 저절로 회복됩니다. 이곳 게시판에도 깜작놀란 환자들의 글이 종종 올라옵니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데 불안한 마음에 침을 포함한 여러가지 치료도 하고 심지어는 수술까지 하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
우리가 일반적으로 신경손상에서 수술을 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끊어진 신경을 현미경을 보면서 꿰매주는 신경봉합수술, 하나는 신경을 누르는 구조물(디스크, 뼈조각, 흉터조직,인대 등등)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첫번째 병원 원장님이 말씀 해신 내용대로라면 상처가 없이 단순히 눌려서 마비가 온 것이라고 판단하신 것입니다.
피부가 열리는 피가 나는 상처가 없이는 단순히 신경이 이빨에 눌리는 정도로는 신경은 끊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드릴같은것에 말려서 잡아당겨지는 경우는 예외) 이런경우는 당연히 수술이 아무런 의미도 없고 오히려 신경 회복을 방해합니다. 신경이 끊어진 것도 아니고 계속 누르고 있는 구조물도 없기때문에 수술이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또한 신경을 확인하기 위해서 칼을 댄다면 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차단하는 것이기때문입니다. 신경도 혈액순환에 의해서 회복되기때문입니다.
다만 3주라고 하셨지만 회복기간은 사람마다 다르고 더 오래걸립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 당뇨가 있는 사람은 더 늦고 신경이 얼마나 오랫동안, 오랜 시간 눌렷는지도 중요하구요. 신경은 전깃줄이 아니므로 한순간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고 신경 손상부위에서부터 손가락 끝까지 서서히 새로운 신경조직이 자라들어가는 과정을 거쳐서 회복되는 것입니다. 보통은 무감각하다가 상처부위 근처를 두드리면 찌릿거리고 그런 부위가 점점 손가락 끝으로 진행되면서 손가락 끝까지 그런 느낌이 들게 됩니다. 물론 손가락 끝까지 왔다고 해도 완전히 정상감각이 되는데는 수개월-수년이 됩니다. 일단 신경회복 징후가 있다면 환자분과 같은 경우는 거의 완전히 회복됩니다. 물론 신경손상이 아주 심하다면 안돌아올 수도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손가락 감각신경은 비교적 잘 회복되는 신경입니다.
근전도(신경전도) 할 필요도 없이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신경회복여부를 알수 있습니다. 또한 신경이 마비되면 그쪽은 땀이 나지 않으므로 하얗게 각질층이 일어납니다. 이런 부위가 줄어드는 것만을 봐도 회복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환자분이 감각이 없다고 그린 부위가 그렇게 될 것입니다.)
두번째 병원 원장님은 신경이 끊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상처라도(눌린 것 말고 피가났던) 있었다면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런경우는 신경을 이어주어야 합니다. 물론 신경은 여러가닥의 신경섬유가 모여서 이루어지므로 부분적으로 파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부분적으로 손상되기만 해도 신경종이라는 합병증이 생겨서 매우 아픈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상처가 있으면서 감각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상처 위치가 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있다면 현미경으로 확인해야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상처를 다시 생각해보십시요. 피가 나는 상처가 없었다면 금연만 하시고 기다리시면 대부분은 잘 회복됩니다. 약도, 부목도 필요없습니다. 만약 상처가 있다면 현미경 수술이 가능한 병원에 가셔야 됩니다. 글내용과 사진으로 봐서는 전자일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상처크기, 비용, 입원기간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