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요골신경 마비라고 생각됩니다. 다섯번째가 잘펴지는 것은 부분적 마비일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습니다. 손목도 올라오지 않는다면 거의 확실합니다.
어른들에서는 주로 상완골(윗 팔뼈)의 중간부위의 골절에서 수술전,후로 이 신경의 마비가 잘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경우는 상완골 중간부위보다는 팔꿈치 관절 바로 윗부분(과상부) 골절이 더 흔하고 이 골절에서도 요골 신경 마비가 종종 올수 있습니다. 조금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손을 짚어거나 인라인, 자전거등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손을 짚은 경우에는 상완골 과상부 골절과 함께 아랫팔(요골및 척골) 손상이 잘 동반됩니다. 같은 상완골 과상부 골절이라도 외부 힘이 강하게 작용한 경우에 골절이 많이 어긋나고 불안정한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만큼 신경 손상의 위험은 높아집니다.
이곳 게시판을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상완골골절에서의 요골 신경손상은 크게 두가지 종류입니다. 하나는 단순히 골절이나 수술 과정에서의 잡아당겨짐에 의한 마비 다른 하나는 골절부위에 끼거나 잘린 경우, 수술과정에서 핀이나 드릴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손상되는 경우입니다.
신경은 질긴 조직이나 예민한 조직으로 잡아당겨지는 것에는 잘 견디지만 조금만 잡아당겨지거나 눌려도 마비가 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신경회복을 기대할 수 있고 수술도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아주 심하게 눌리거나 잡아당겨진 경우, 오래 눌린 경우, 나이가 많은 경우등은 안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후자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직접적으로 잘리거나 말려서 끊어졌기때문에 수술로 신경을 이어주어야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수술한다고 다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어주지 않으면 회복가능성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신경 봉합술후 회복속도가 좋아서 결과도 좋은 편입니다. ) 경우에 따라서는 비교적 덜 중요한 다른 부위 신경을 잘라서 이식해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완골 중간부위와 달리 과상부 골절에서는 골절부위에 신경이 끼어들어가나 잘리는 경우는 해부학적 신경 위치 차이로 인해 거의 없습니다. 수술후 마비는 골절 정복과정에서 잡아당겨졌거나 핀등에 의한 직접적인 손상 둘중 하나에 속합니다. 물론 확률상으로는 전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후자의 가능성은 배제하지는 못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두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 이것을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MRI나 근전도 검사로도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MRI는 금속이 있는 경우 방해를 받아서 잘 보이지 않고 또한 흉터조직과 신경조직을 명확히 구분하기 힘듭니다. 근전도가 비교적 객관적인 검사이지만 신경이 완전히 잘린 것인지 잡아당겨진 것인지 구분은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검사에 따른 고통과 비용도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수술후에 요골신경 마비 증상이 있을때 판단은 담당 주치의사의 판단에 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술로 신경을 확인할지 말지는 골절 양상, 핀고정위치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되나 누구도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물론 확률상으로는 잡아당겨진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명확한 직접 손상(잘린것)의 증거가 없으면 기다려 보고 그래도 안돌아오면 신경을 열어서 확인해보는 방법이 표준적 치료입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되는지는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만 보통은 6개월에서 12개월정도 기다려봅니다. 단순히 잡아당겨진 경우에 수술을 하면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므로 오히려 신경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때문입니다. 수술한다고 다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 수술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또한 신경은 손상부위에서 손가락 끝쪽으로 자라들어가는 회복과정을 거쳐야 되므로 수술한다고 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오래되면 근육이 퇴화되서 신경이 회복되도 힘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보통 2-3년이상 된 경우입니다.
돌아오면 한꺼번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고 손목부터 서서히 힘이 들어가는 식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신경이 회복되면 오래 걸리더라도 거의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수술을 하지 않고 회복되는 경우,,즉, 잡아당겨진 경우에)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는 신경의 회복속도도 매우 빠른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