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인대가 아니고 힘줄, 그중에서도 구부리는 힘줄인 굴곡건의 손상일것으로 생각됩니다. 인대와 힘줄은 다른 구조물입니다. 인대는 관절에서 뼈와 뼈가 흔들리지 않는 정적인 구조물이고 힘줄은 근육이 뼈에 붙기전에 가늘고 질긴 조직으로 변화된 부분으로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물입니다.
저희 병원에서 수술하신 환자분이 아니라서 정확히 어느 부위에서 파열되었는지 알수가 없어서 자세한 답변을 어렵습니다.
이곳 게시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가락의 힘줄은 재파열과 유착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과도한 움직임은 재파열을 유발하고 반대로 전혀 움직이지 않으면 힘줄이 주변조직과 붙어버리는 유착이 생깁니다. 그래서 적당히 움직여주는 재활과정이 중요합니다. 적당히라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렵지요.
재활과정은 물리치료사나 의사가 해주는 것이 아니고 환자 본인이 교육을 받아서 하루에도 수백번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손의 치료가 어려운 것이 수술만 잘해서는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기때문입니다. 환자분의 협조가 필요하고 이 협조를 얻기위해 의사가 직접 재활을 교육, 감독해야됩니다.(수술한 의사가 환자분의 상태를 가장 정확히 알기때문에) 남에게 맞기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하루 한번 물리치료실에서 물리치료 꼬박꼬박 받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환자들에게 설명하기를 학교의 개근상과 우등상은 다른 것,...
손가락의 구부리는 힘줄 수술이후에 운동이 잘 안되는 것은 두가지 합병증 중에 하나입니다만 어느 것인지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경험있는 의사들은 진찰로도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100% 맞는 것은 아닙니다. 초음파, MRI등의 검사로도 알수 있지만 수술후 얼마되지 않은 경우는 수술 흉터때문에 정확히 판단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재수술을 할때는 이 두가지 합병증 모두를 치료할 준비를 하고 수술을 하게 됩니다.
환자분의 경우 두개의 힘줄(중간마디를 구부리는 천굴곡건과 끝마디를 구부리는 심굴곡건)이 모두 손상되었다고 생각되고 손가락 첫째마디에서 손상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두개 모두 손상된 경우는 한개만 손상되는 경우(보통 심굴곡건만)보다 훨씬 더 재활이 어렵습니다. 심굴곡건만 손상되면 한개의 힘줄에 대해서만 재활을 하면되고 유착을 방지하기도 상대적으로 쉽지만 두개의 힘줄이 손상된 경우 서로간의 유착도 진행되고 각마디마다 재활이 이루어져야 하기때문입니다.
정확한 것은 환자분을 진찰하고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 다친지 4주이상이 지난 상태에서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다면 이미 유착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번 유착이 되면 이를 재활로 극복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유착을 뜯어내려고 과도하게 움직이면 재파열이라는 또다른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유착의 경우 수술시기는 8주에서 12주사이가 적당합니다만 재파열의 경우 가급적 빨리 해야됩니다. 적어주신 내용으로 볼때는 유착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만.... 유착인 경우 더 빨리 하지 않는 이유는 힘줄이 충분히 아문 다음에 수술하는 것이 재활과정에서의 재파열을 방지 할 수 있고 흉터조직이 충분히 아물어서 유착이 덜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너무 늦으면 관절에 이차적인 문제가 생긱고 펴는 힘줄도 늘어나 버려서 힘줄을 풀어줘도 정상적인 움직임을 얻기 힘들기때문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재수술을 해야되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수부외과 전문의를 찾아서 다시 진찰을 받고 재수술을 받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손가락 구부리는 힘줄 파열이 손가락에서 있는 경우 쉽지 않은 수술이고 수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활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재수술은 처음 수술보다 훨씬 어렵고 결과도 더 나쁠수 밖에 없습니다.
손가락 힘줄 수술은 수부외과 전문의인 저희도 어려운 부분에 속합니다. 환자들과 일반 의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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