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증상으로 봐서는 척골 신경의 이상일 가능성이 높고 그 중에서도 팔꿈치관절 안쪽에서 신경이 눌리는 주관신경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젊은 환자들에게서는 주로 어릴적 골절의 후유증에 의해 뼈의 변형이 오는 경우에 잘 생기는데 환자분이 적어주신 내용중에 다른 병원에서 그런 이야기를 못 들으신것으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은 떨어지구요. 그리고, 일반적인 주관증후군에서는 점점 저리는 것이 심해지고 1년반이라는 시간이 경과하면 손안의 근육 위축으로 힘이 많이 떨어지는게 보통인데 환자분의 경우 저리는 것도 호전되고 힘도 떨어지지 않았다면 일시적인 신경마비였을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신경은 매우 질긴 대신에 예민합니다. 즉, 잡아당겨지는 것에는 잘 견디므로 날까로운 칼이나 유리에 의한 손상이 아니고서는 여간해서는 끊어지지 않습니다.(물론 기계에 말리는 등 엄청난 힘이 가해지면 어쩔 수 없지만)
대신에 매우 예민해서 살짝만 눌리거나 잡아당겨져도 마비가 옵니다. 심한 골절이나 탈구에서 많이 어긋난 경우에 주변으로 가는 신경 마비가 오기도 하고 토요일 밤의 마비(의학정보란 참고)처럼 술먹고 잠깐 잤는데도 마비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골절 수술을 할때도 신경 근처에서는 이 신경들이 잡아당겨지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되구요.
팔베개를 하게 되면 팔꿈치 관절이 과도하게 구부러지고 이때 팔꿈치 안쪽으로 뼈 뒷쪽으로 돌아서 가는 척골신경이 과도하게 눌리게 됩니다. 전화를 오래 하면(팔꿈치를 구부리고 오래 있으면) 척골신경에 의한 저림과 앞쪽으로 지나가는 혈관이 눌려서 손전체가 저리게 되는 것도 이런 원리입니다. 물론 심한 마사지가 악화원인이 될수도 있지만 본인 힘으로 신경 마비가 올 때까지 마사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팔꿈치 근처를 건드리거나 구부리면 전기오는듯한 느낌이 있는 것은 아직 일시적인 신경마비가 완전 회복되지 않았거나 약한정도로 신경이 눌리는 것이 남아있을 가능성입니다.
아직 근위축등이 없어서 수술이 필요한지는 환자분이 현재의 증상이 얼마나 불편한지에 따라 결정되어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1년 반동안 저림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면 더 기다려 보는 것이고 증상이 거의 비슷하게 지속되는데 별로 불편하지 않아도 더 기다려 봐도 됩니다. 그러나, 저림이 점점 심해지거나 손의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거나 생활에 불편할 정도의 저림이라면 수술을 고려해야될 것 입니다.
근전도로 검사하면 제 생각으로는 척골 신경의 이상이 있다고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즉, 현재의 상태가 자연 회복되고 있는 상태인지 아니면 나빠지거나 지속되고 있는 상태인지를 구별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자분처럼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두세달이나 수개월 지나서 다시 검사를 해봐서 이전 검사에 비해 호전,악화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수술은 보통 팔꿈치 부위에서 신경을 풀어주고 심한 경우는 뼈 일부를 깎아서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하는 수술입니다. 보통 팔마취로 하고 수술시간은 1시간정도 걸립니다. 깁스는 1-2주.... 입원기간 7일 정도입니다. 근전도와 팔꿈치 MRI가 둘다 필요합니다. 보통 근전도를 먼저하고 MRI를 나중에 하게 되는데 혹시 손저림이 목이나 손목등 다른 부위의 이상때문에 생길수도 있고 근전도가 이를 어느정도는 구별할 수 있기때문에 먼저 합니다. 근전도후 이상 부위를 MRI를 찍는데 MRI는 신경을 누르는 혹등 다른 이상 구조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근전도가 비교적 객관적인 검사이기는 하지만 검사를 시행하는 의사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집니다. 근전도는 주로 재활의학과나 신경과에서 시행하는 검사로 저희 병원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선생님께 의뢰해서 검사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비용은 근전도, MRI를 포함해서 1-2백만원안쪽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MRI를 제외한 근전도, 수술료등 기본적인 치료비용은 의료보험이 되므로 정확한 비용 산정을 미리 하기는 힘듭니다.
수술후에도 저림은 바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고 눌렸던 신경이 손끝까지 다시 자라들어가 회복되어야 하므로 증상이 호전되는 데는 수개월-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부위의 통증도 수개월은 갑니다. 그러면 왜 수술하느냐고 하시겠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증상이 점점 악화되는 경우라면 수술하지 않으면 손 근육의 마비가 점점 진행되고 영구적인 신경 마비로 진행되기때문입니다. 아직 환자분의 경우 악화된다는 증거가 없기때문에 수술 결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