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저희 병원에서 수술하신 환자가 아니라서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판정이 어렵다는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또한 저의 답변은 참고 자료이고 정답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두셔야됩니다.
이곳 게시판을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힘줄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물이므로 두 개의 서로 상충되는 중요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힘줄이 주변조직과 엉겨붙는 유착과 봉합부위가 다시 파열되는 재파열입니다. 유착을 막기위해서는 움직여야되지만 재파열을 막기위해서는 움직이지 않아야됩니다. 따라서, 힘줄 수술후의 재활은 이 두 합병증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힘줄 수술이 어려운 이유가 수술만 잘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재활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과 감독까지 해야되기때문입니다. 물론 아무리 의사가 노력해도 환자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는 불가능합니다.(그래서, 나이가 아주 많으신 분이나 어린아이들의 힘줄 수술은 결과가 상대적으로 나쁩니다) 이런 의미에서 "수술이 잘됬으니 유착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라는 말은 틀린 말이겠죠. 물론 수술을 잘하는 것이 유착 방지를 위한 첫걸음이기는 합니다. 가능한 주변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하고 조기에 운동이 가능하도록 튼튼하게 봉합하는 것이 중요하기때문입니다. 물론 펴는 힘줄은 구부리는 힘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의 여유가 있기때문에 유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유착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펴는 힘줄도 구부리는 힘줄과 마찬가지로 수술 직후부터 조기 운동을 해야됩니다. 저희 병원에서의 방침은(저희 병원방침이 정답도 아니고 타병원치료 방침이 틀렸다는 것도 아니라는 점 다시 말씀드립니다.) 환자분과 같이 손등에서 펴는 힘줄이 3개이상 파열되었다면 손목을 뒤로 20-30도 재낀 상태에서(아 다친 손으로 테스트 해보시면 알겠지만 주먹을 쥐고 손목을 앞으로 꺾으면 펴는 힘줄에는 매우 큰 힘이 걸리므로 이를 방지하기위해 뒤로 재낍니다.) 고무줄 보조기로 펴는 힘줄을 도와서 같이 펴주는 상태에서 주먹을 쥐는 연습을 점진적으로 각도를 늘려가면서 시행하게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5주만에 처음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은 유착 방지에 있어서는 너무 늦은 시기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그 병원이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니므로 오해가 없으시기를)
우리 몸의 힘줄들은 매우 정밀하고 섬세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희가 힘줄이 아닌 손등뼈 골절을 수술하기 위해 펴는 힘줄을 옆으로 살짝 재끼고 수술을 한 경우에도 힘줄이 조금 늘어나서 1-2개월동안은 그 손가락이 살짝 더 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환자분의 손가락이 안펴지는 것이 유착때문인지 재파열때문이지 알기는 어렵지만 펴지는 각도로 봐서는 유착이거나 아니면 힘줄 손상에 동반된 힘줄의 살짝 늘어남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후자라면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좋아집니다.
구부러지지 않는것은 힘줄의 유착때문일수도 있고 5주동안의 깁스때문에 관절에 이차적인 영향을 주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깁스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모르지만 중수지관절(손바닥과 손가락이 만나는 지점의 관절, 너클)이 펴진 상태로 오래 고정되면 관절 인대가 줄어들어 주먹을 쥘수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MRI, CT, 초음파 검사로도 이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일단 수술하신 병원에 다시 가서 진찰을 받아보시고 수술하신 의사 선생님과 상의를 해보시기바랍니다. 환자분의 상태(수술당시의 소견)을 가장 정확히 아는 것은 저도 아니고 지금 재활하는 병원도 아니고 수술한 의사이기때문입니다. 만약 유착이라고 하더라도 보통은 3개월정도 기다려서 힘줄과 주변 조직이 충분히 아문다음에 수술을 고려하게됩니다. 또한 관절의 문제라면 관절도 같이 수술해야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런 이차 수술도 이후에 재활을 잘하지 못하면 하나마나한 수술이고 더 나빠질수도 있습니다.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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