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적어주신 증상으로 볼때 수근 터널 증후군(팔목 터널 증후군)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임신중에는 전체적으로 힘줄도 부어오르는 경우가 (수분이 많아져서)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터널이 좁았던 분은 증상이 생기기 쉽습니다. 아마도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한 것으로 인해 터널이 좁아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 전에는 터널의 좁아진 정도가 신경을 압박할 정도가 아니어서 증상은 없었을 것입니다.
임신 중에 수근 터널 증후군군이 생기는 이유는 몸의 수분이 많아지는 것, 호르몬의 변화, 체중 증가 등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수근터널 증후군이외에도 드꿰르벵씨 병이라는 엄지 힘줄의 염증도 임신과 연관되어 악화 또는 발생됩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임신부의 20%정도가 불편할 정도의 수근 터널 증후군의 증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임신 중 어느 때도 나타나지만 보통 임신 5-6개월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4의 환자가 양측에 발생하며 이전 임신에서 증상이 있었던 환자는 다시 임신할 경우 반수에서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손과 손목을 많이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반복되는 손작업이나 컴퓨터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쉬는 것만으로 증상이 많이 좋아집니다. 꼭 해야 된다면 가급적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받침대를 대고 마우스나 키보드를 써야 됩니다. 손목이 뒤로나 앞으로 구부러지지 않는 중립상태가 가장 좋습니다. 또한 반드시 일 중간 중간에 손목을 털고 쉬어주어야 합니다.(타이머를 나두고 20-30분마다 쉬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합니다)
부목이나 아대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일반적인 손목만 덮는 것은 소용없고 반드시 손바닥에서 손목까지 덮는 것으로 단단한 판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 하기 힘들다면 밤에라도 부목을 하시면 됩니다. 80%의 환자에서 1-2주내에 증상이 약간이나마 호전된다고 하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가급적 짠 음식은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몸의 수분을 더 증가시킴)
증상은 밤에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아마도 다리에 모였던 누워있음으로 해서 몸 전체로 분산되는 효과,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아서 짜주는 효과가 없어짐 등으로 추정됩니다) 손을 털거나 주물러 주면 증상이 호전됩니다. 물론 심한 경우에는 1-2시간마다 깨기도 합니다. 산모가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뱃속 아가에게도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은 출산이후에는 부기가 빠지면서 수주 내에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계속 지속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출산 후 1년까지도 증상이 있는 경우가 50%라고 합니다. 출산이후에 아가 때문에 손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것도 지속되는 원인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모유 수유시에 아이를 안을때 손목을 구부리는 자세를 해야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레놀은 비교적 안전한 진통제이지만 수근관 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은 이 약물로 조절되기에는 너무 심한 증상입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쓰는 정형외과의 소염진통제(NSAID)는 임신 후기(8-10개월) 태아의 심장에 동맥관 개존증이라는 이상을 유발할 수도 있고 기타 다른 나쁜 영향도 주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3개월에서 8개월까지는 소량을 쓸수도 있지만 어느 누구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 쓰기도 찜찜하지요.
비타민 B가 신경에는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임신중에도 복용은 가능합니다만 증상을 호전시키는지는 불확실 합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손목에 맞아볼 수도 있지만(교과서에서는 임산부에게도 가능은 하다고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가 소량으로 국소적으로 투여되더라도 태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때문에 주사도 가능한 쓰지 않는 것이 더 권장됩니다.(스테로이드 주사는 임산부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물은 아닙니다.)
증상을 약간이나마 완화시키는 스트레칭 운동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증상완화가 목적이지 치료가 목적이 아니며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1) 양 손가락과 손목을 완전히 뒤로 제낀 상태로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합니다.(마치 다가오는 차량을 오지말라고 하는 신호를 보내는 자세)
2) 이 자세를 5초간 유지합니다.
3) 앞으로 나란히 자세에서 손목을 중립위치로 하고 쉽니다.(뒤로도 앞으로도 안 제껴진)
4) 팔을 곧게 편 자세로 다시 양손 주먹을 꽉 쥡니다.
5) 주먹을 쥔 상태로 손목을 아래로 구부립니다.
6) 이 자세를 5초간 유지합니다.
7) 앞으로 나란히 자세에서 손목을 중립위치로 하고 쉽니다.(뒤로도 앞으로도 안 제껴진)
8) 1부터 7까지 단계를 몇차례 반복합니다.
이러한 부목, 음식조절, 스트레칭 등으로도 증상이 아주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수근관 증후군 수술은 팔만 마취하고도 수술이 가능하며 한쪽 수술에 15분정도가 소요됩니다. 국소마취제를 소량 사용하고 항생제도 임신 3개월 이상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을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임신중에 발생한 수근관 증후군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출산후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서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수술을 할지 참을지는 환자분이 결정하실 문제입니다.
직업적인 문제로 환자분과 같은 경우 다시 임신을 하셔야 된다면 증상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출산후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면 수술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