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은 인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매우 예민하고 섬세한 부위입니다.
그런 이유로 경미한 이상으로도 불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진찰이나 검사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는 데도 본인은 크게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99점인데 1점이 부족해도 ...
환자분들은 치료를 받을 때 100점 만점의 상태를 원하시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어떤 질환인지, 손상인지에 따라서는 흉터빼고는 100점이 되는 경우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환자분이 적어주신대로 손가락 수술 중 일부는 수술과 재활이 너무 까다롭고 어려워서 수술결과가 나쁠 가능성이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잘되면 100점도 될수 있지만 100점 맞을 확률이 매우 낮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애초에 아무리 잘해도 80점밖에 안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는 것이고 확률상 거의 99%, 100점을 기대하는 아무리 간단하고 쉬운 수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생길수도 있는 것이죠.
수술과 재활, 치료 목표등이 손가락은 다른 정형외과 부위와 완전히 개념부터 다릅니다.
그걸 잘모르는 정형외과 의사, 심지어 수부외과 의사도 많고 당연히 환자들은 더 모르죠.
다른 부위와 똑 같은 개념으로 손가락을 치료하고 수술하고 재활하니까 생기지 않을 합병증과 후유증을 만드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골절이 되서 너무 아프고 전혀 못움직이는 상태가 0점-20점이라면 부목만 해줘도 50점은 되는 것이고 수술을 잘해서 80점이상을 만들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경우는 대부분은 환자는 불만이 없습니다.
그런데 경미한 부정유합으로 손가락이 조금 비뚤어지거나 조금 아픈 상태에서(80점 정도)에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해(100점을 목표로) 다시 뼈를 잘라서 교정하는 수술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게 처음 골절도 100점 맞기 어려운 부위이거나 아무리 뛰어난 의사가 수술을 해도 100점이 될 확률이 10%가 안될 경우가 있을수 있는 것이죠. 문제는 100점이 안되도 원래대로 80점이라도 되면 다행인데 손가락이 작고 예민하고 섬세한(특히 힘줄의 조화) 특성상 오히려 손가락을 못움직이거나 더 변형이 더 심해질 수도(0점-20점)있고 일단 그렇게 되면 어떤 치료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게 손가락입니다.
따라서 80점에 만족하는게 더 최선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죠.
손가락 끝마디 관절염을 너무 아프고 변형이 심해서 모양도 이상한 경우(0-20점) 관절 고정술을 하면 관절 운동을 포기한 대신(100점에서 20점이 빠지는 이유) 모양과 통증이 개선되는 것이죠(80점) 이런 경우도 환자분이 대부분 만족합니다.
그런데 조금 비뚤어지고 통증도 약먹으면 좋아지고 잘 움직이는 손가락에서(70점) 관절고정술을 해서 80점을 만들어 놓으면 환자분이 만족할까요?
무조건 수술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담당의사와 환자가 잘 상의해서 결정해야된다는 것이죠.
가끔은 담당의사가 목표하는 결과와 환자가 원하는 목표 결과가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고 잘못되면 어떤 합병증과 후유증이 남을지, 향후에 어떻게 재활을 해야될지,
성공할 확률과 실패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그런데 이걸 모르고 수술전에 충분한 설명과 의사소통 없이 수술을 결정하고 수술을 하게 되면 나중에 서로가 큰 후회를 하게되고 결국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가 깨질수도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꼭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확률이 극히 낮은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하지 않아서 치료가 더 어렵게 되거나 수술 결과가 좋지 않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암치료 하다보면 머리가 다 빠지는데도( 약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00% 예상되는 결과) 하는 이유는 하지 않으면 암을 이길 수 없기때문이죠.
비행기 사고나면 대부분에서 모든 탑승객이 죽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미국 가는데 가장 빠르고 편안하게 가는 방법이고 상대적으로 사고 확률이 극히 낮기때문에 배보다 비행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