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타인(부모, 형제 포함)의 손가락을 이식하는 수술은
전 세계를 통틀어서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습니다.
현미경으로 혈관, 신경을 이어주고 뼈와 힘줄, 피부까지 연결하는 것은 현재 의학수준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손가락 이식수술이 불가능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식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입니다.
아직까지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면역 억제를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면역억제제는 그자체로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에 영향을 줍니다.
심장, 신장, 간, 폐 등은 이식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연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술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더라도 수술을 하는 것이며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어도 위험을 무릅쓰고 이식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손가락은 목숨을 걸 만큼 중요하지 않으므로 (물론 주관적이지만 상식선에서)
손가락을 위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없다는 것이 보편타당한 의학윤리입니다.
다만 양쪽 손목 절단에서 젊은 환자의 경우사체로부터 손목을 가져와서 이식하는 수술이
외국에서 몇 차례 시행된 적이 있을 뿐입니다. 왜 양쪽일까요?
양쪽 손목이 절단된 경우는 아무리 좋은 의수를 차도 생활이 매우 불편합니다.
손목에서 절단된 경우 아래팔에 남아있는 근육의 전기 자극(뇌에서 손가락을
움직이기 위해 내리는 명령은 전기신호로 신경을 통해 근육에 전달됩니다.
이를 감지하는 검사가 근전도 검사입니다.)을 감지해서 컵 정도는 들 수 있는 기술은
현재도 개발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주 무겁고 정밀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몇 천 만원짜리 움직이는
전자식 의수를 맞춘 환자들도 대부분은 착용하지 않고
공짜로 주는 모양수(움직이지 않는)를 차고 다니는 것을 자주 봅니다.
양쪽 손목 절단환자 중에서도 이식 수술을 견딜 수 있고 이식 수술 후에도 재활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젊은 환자에게서만 시도 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약 20여명이 전 세계적으로 시도 되었지만 모든 환자가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의학 수준으로는 없어진 부분을 다시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물론 줄기세포의 연구가 아주 발전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언제 그 수준까지 갈지는
알수도 없고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줄기 세포 연구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손가락이 우선 연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떨어집니다.
물론, 생명에 관계없더라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경우는 우선 순위가 될 수 있겠지만
손가락은 뼈, 힘줄, 신경, 혈관, 손톱등 다양한 구조물이 지나가므로 간, 췌장등보다도
더 복잡하므로 그럴 가능성도 떨어집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없어진 손가락을 재건하는 방법은 자기의 살과 뼈를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모양 때문에 잘려나간 손가락을 재건하려고 한다면 손톱이 없는 손가락 재건은
의미가 없습니다.
가끔 단순히 길이만 늘려달라고(뼈이식과 피판술 또는 외고정으로 뼈를 늘리는) 하는
환자도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수술입니다.
움직임이 없거나 감각이 없는 손가락의 재건은 엄지를 제외하고는 기능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엄지를 뺀 4개 손가락이 다 없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현재 손톱을 만들어주는 재건 수술방법은 발가락을 손가락에 옮겨주는 수술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발가락을 옮기는 수술은 일단 발가락이 없어진다는 또 다른 문제점을 발생시키며
(우리나라 문화가 맨발을 노출시키는 상황이 많음)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 천만원대 이상의
치료비용(엄지 손가락 절단과 다른 네 개 손가락의 모두의 절단에서 한개만 의료보험이 됨),
현미경수술로 실패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 발가락 모양과 손가락 모양의 차이로 엄지를 제외하고는
미용적으로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신중히 결정할 문제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가장 현실적이고 미용상으로 좋은 것은 의수지입니다.
즉, 손가락에 끼우는 가짜 손가락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의수지 제작 기술이 매우 떨어져서 모양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외국은 다양한 인종이 많아서 색깔등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도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돈을 투자하려고 생각하신다면 외국에 나가서 맞추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외국 업체 홈페이지를 알려드릴 테니까 한번 가보십시요.
(꼭 그 회사가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