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현대인의 일상생활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운전은 정적이고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추신경계와 근골격계의 정확한 상호작용이 필요한 매우 복잡한 작업입니다.
또한 운전시 사고가 났을 때 본인 및 타인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진료를 하다보면 많은 환자분들이 질문하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정형외과 수술 후 운전 재개 여부는 당연히 주치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문헌상의 정형외과 수술 후 시기별 권고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상지관절
상지관절(어깨,팔,손가락)에 대해 먼저 알아볼건데, 팔은 다리보다 운전능력을 평가하는 보편적 지표가 잘 나와있지 않지만 몇몇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보조기 및 깁스의 영향
수술 후 보조기 및 깁스로 인한 직접적인 운동각도 제한과 함께 장시간 보조기 착용 후 발생할 수 있는 강직 및 근력약화를 고려해야합니다.
특히 운전대를 회전시키기 위해 어깨의 움직임이 중요한데, 보조기로 인해 어깨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봐야합니다.
장상지 기브스는 팔꿈치의 움직임 및 전완부의 회전이 불가능해 운전이 불가능합니다.
단상지 기브스는 핸들을 잡는것이 정상적으로 가능하다면 운전이 가능합니다.
단, 통깁스처럼 정상적으로 잡을 수 없을 때 운전대를 잡으면 실수가 증가하는것은 물론 주관적인 운전 난이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손가락 고정(알루미늄 스플린트)는 정상적으로 핸들을 잡는것이 가능하면 큰 영향은 없는걸로 보고되었습니다.
간결하게 하단에 사진과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어깨 인공관절 수술 후 운전
국제적으로 어깨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평균 연령은 70세로, 여전히 운동을 할 수 있는 연령대입니다.
단 국내의 경우 이보다는 실제 운전을 하는 환자 수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긴 합니다.
수술 후 보호장구 및 보조기 착용, 마약성 진통제 사용으로 인해 운전에 제한이 발생합니다.
■ 손가락, 팔
1️⃣ 장상지 기브스
팔꿈치나 손목의 움직임 및 회전이 제한적이므로 운전이 불가합니다.
2️⃣ 단상지 기브스
핸들을 쥘 수 있으면 운전 가능합니다.
3️⃣ 통 기브스
thumb spica cast(통깁스)를 한 상태에서는 핸들을 잡기 어려우므로 운전 불가합니다.
4️⃣ 알루미늄 스플린트(손가락 고정)
손가락이 골절되면 끼우는 알루미늄 스플린트는 핸들을 쥘 수 있으면, 운전에 큰 지장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 어깨
운전 능력은 손이나 손목보다는 어깨의 움직임 제한 및 통증이 더 큰 것으로알려져 있습니다.
1️⃣ 회전근개 봉합 (관절경 수술)
수술 후 최소 6주간 운전능력 저하, 12주차에도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3개월 이후부터 운전이 가능합니다.
2️⃣ 견봉하 감압술
비교적 간단한 한달 후 운전 가능합니다.
3️⃣ 어깨 인공관절 수술
수술 후 6주차에 수술 전 수준으로 회복, 3개월 이후 통증 및 기능 개선으로 수술전보다 향상된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상지관절 운전재개 시기 정리
✅ 어깨 인공관절: 수술 6주 ~ 12주 이후
✅ 어깨 관절경적 회전근개 봉합술: 수술 12주 이후(통증 및 강직 해소 후)
✅ 원위요골 골절: 수술 3주 이후
✅ 한쪽 손목터널증후군 수술: 수술 9일(양쪽의 경우 지연됨)
■ 하지관절
다리 수술 후(주로 우측)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는 반응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브레이크를 밟는 반응시간을 연구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 BRT: brake reaction time, 멈춤신호가 등장한 후 엑셀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에 발이 닿을 때까지의 시간
■ 학자들이 연구한 다리 수술 후 운전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1️⃣ Dammerer의 연구 (무릎)
운동각도 제한 기능이 있는 무릎보호대(예:전방십자인대 보조기 등)를 착용한 경우, 보호대를 차지 않거나 밴드를 착용했을 때보다 BRT 연장
전방십자인대 보조기는 초반에는 구부러지는 각도를 0도, 30도, 60도나 90도 정도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는 운전을 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반면 각도기가 달려있지 않은 보조기(슬개골 보조기, 측부인대 보조기) 경우 큰 차이는 없었다고 합니다.
2️⃣ Waston의 연구 (무릎)
석고 기브스, 십자인대 보조기를 0도로 고정해 착용한 경우 BRT 연장
십자인대 보조기 각도를 열어서 착용한 경우 BRT 연장 X
3️⃣ Murray의 연구 (족부)
Aircacst walking boot를 착용한 경우 0.027초, walking cast를 착용한 경우 0.5초 연장
두 가지 보호기 모두 발목관절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른쪽 무릎과 발목에 착용하는 보호장구 중 각도가 고정되어 관절이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은 운전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른쪽 무릎 및 발목에 착용하는 보호장구 중 각도가 고정된 것은 운전의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인공관절 수술 후 운전 재개 시기
다리 인공관절 수술 후 운전 재개시기 여부에 대한 연구는 더 많이 되어있는데요.
운전 재개 시기에 대한 결론이 다양하지만 대략 평균적으로 6-8주를 기준으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인공관절 같은 큰 수술 말고도 십자인대 재건수술이나 연골판 절제술, 연골 성형술 같은 수술을 받으신 분들도 많습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경우 수술 후 4-6주 이후 BRT가 정상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십자인대 보조기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 보면 대개 수술 6주 후에는 대부분 각도기를 풀어놓기 때문에 십자인대 재건수술 6주 이후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 외 보조기를 차지 않는 간단한 수술의 경우 수술 1주 후에 운전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1️⃣ 인공 고관절
대부분 수술 4~8주 후 가능
수술 6일 또는 2주째 운전이 가능하다는 연구가 있으나 마약성 진통제를 중단 후 환자가 운전에 자신감을 느끼는 시기,
수술 2주 째 BRT가 수술 전보다 오히려 좋아졌다는 것 등으로 논리적으로 수긍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2️⃣ 인공 슬관절
대부분 수술 6주 전, 후 가능 (이 시기에 BRT가 수술 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됨)
일부에 서는 수술 8주 이후에 정상화 되는것으로 보고 한 바 있으며 짧게는 수술 10일에서 2주 안에 BRT 정상화된다는 보고
3️⃣ 관절경 수술 후 운전 재개 시기
1) 진단적 관절경, 연골판 절제술, 연골성형술 등 간단한 수술의 경우 1주 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 보고
2)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경우 수술 4-6주 이후 BRT가 정상화 된다는 보고가 많음
4️⃣ 외상
골절 같은 외상의 경우에는 부위나 정도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연구가 많이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결국 운전 재개 여부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몇가지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면 우측 발목 골절의 경우 시속 97km에서 제동거리가 9주 째부터 정상화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하지 골절에 대한 연구에서는 전체중부하 보행을 시작한 후(그러니까 목발을 다 떼고 걷기 시작한 후) 6주째 BRT가 정상화 된 것으로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수술 후 6주째부터 목발을 뗄 수가 있으니까 수술 후 3개월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겠죠.
■ 하지관절 운전재개 시기 정리
✅ 인공 고관절 / 인공슬관절 : 수술 6-8주 후
✅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 수술 6주 이후(목발 중단, 보조기 다 연후)
✅ 연골판 절제술처럼 간단한 관절경 : 수술 1주 이후
✅ 발목 골절 : 수술 9주 이후
✅ 우측 다리의 깁스나 보조기로 인해 무릎 또는 발목 관절이 고정된 경우 : 운전 불가
✅ 목발이 필요한 시기(수술 6주) : 운전 불가
가장 중요한 것은 정형외과 수술 후 운전 재개 여부는 주치의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
아울러 학술 연구결과를 제시하는 것으로 개개인의 환자에 대한 권고사항이 아닙니다.